외부적 인간
악틱 몽키스의 Mardy bum도 물론 너무 좋은 곡이지만 역시 505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는 독보적인 듯 하다. 듣고 있으면 뭔가 어두운 도시 외곽의 주택가를 마구 달리는 기분이 듦.
묘한 보이스와 리듬의 조합이 좋다고 생각한다. 요즘 열심히 듣고 있음.
어느 늦은 저녁 나는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한강,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문학과지성사, 2013, p. 11 가장 첫 페이지에 있는 시이고 내가 아직까지도 아주 좋아하고 선명히 기억하는 시 중에 하나이다.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피어오르는 김을 보면서 아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버렸다 라고 생각하는 저녁 그 저녁을 생각한다. 아마 그는 식탁에 혼자 앉아있었을 것이다.
괜찮아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 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 아파서도 아니고 아무 이유도 없이 해질녘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 나는 두 팔로 껴안고 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 왜 그래. 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 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 괜찮아. 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 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 내 울음이었지만, 다만 우연의 일치였겠지만 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 가 아니라 괜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