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적 인간
노래와 거의 딱 붙어 있는 춤들은 보기만 해도 즐겁다. 리듬이 살아움직이는 느낌이라서. 경외심마저 들고 그런다.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나와 함께 있어 줄 순 없어? 잠시 네가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는 사이나는 화가 나서 술집을 나와밖은 너무 추워 나는 엉엉엉 울어밖은 너무 추워 나는 엉엉엉 울어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와 함께 있어 줄 순 없어?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와 함께 있어 줄 순 없어?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영원하게 사랑할 사람을 난 찾고나는 당연하게 누구도 못 찾아밖은 너무 추워 나는 엉엉엉 울어밖은 너무 추워 나는 엉엉엉 울어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와 함께 있어 줄 순 없어?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와 함께 있어 줄 순 없어?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어밖은 너무 추워 나는 엉엉엉 울어
1992년 곡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세련됨. 겨울 오면 꼭 듣는 노래. 어젯밤 네가 나에게 말하던그런 이유가 전부였다면이별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숨기려 해도 느낄 수 있잖아이미 사라진 너의 웃음을말을 할수록 변명처럼 느껴지는 걸 우리 이제그저 이대로 너를 지워야 하나사랑하지 않아처음부터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 아이처럼 맑은 너의 미소를 보며사랑을 느낄 수 있었지그런 말이 너에게는 어울리지 않아그 차가운 너의 눈빛도
버려질 나는 아름답다 핏줄들도 버리려고 할 때비극의 끝을 걷고 있는 것만 같아서 센티멘털누구에 의해서든 버려질 나는 아름답다아닌 건 아니고 누추하지만살면서 어떤 바닥이 제대로 절정이 되어줄 수 있겠는가몇 번이나 응원이 더 필요한 계절을 지나올 때도오늘의 바닥에 닿지는 못했다여분을 믿는 것처럼 주머니를 뒤집었다 이르고 도달해 나를 다 즈려밟고 지나가야 할 길누구에 의해서든 압축되어 버려질 나는 아름답다사람을 위한 과일이라기보다는 새들을 위한 열매인 듯하늘 바로 밑에 나무 꼭대기에 매달린 노란 모과를 보았을 때주인인 줄 알고 살았던 나의 생生에객客으로 초대받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하면서불러줘서 고맙다고 인사하면서또,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로부터 체온을 나눠 받는 혹한이다 다 쓰고 씌어지고 버려질 나는 아름답고버려..
목련 뭐 해요?없는 길 보고 있어요 그럼 눈이 많이 시리겠어요예, 눈이 시려설랑 없는 세계가 보일 지경이에요 없는 세계는 없고 그 뒤안에는나비들이 장만한 한 보따리 날개의 안개만 남았네요 예, 여적 그러고 있어요길도 나비 날개의 안개 속으로 그 보따리 속으로 사라져버렸네요 한데낮달의 말은 마음에 걸려 있어요흰 손 위로 고여든 분홍의 고요 같아요 하냥당신이 지면서 보낸 편지를 읽고 있어요짧네요 편지, 그래서 섭섭하네요 예, 하지만 아직 본 적 없는 눈동자 같아서이 절정의 오후는 떨리면서 칼이 되어가네요 뭐 해요?예, 여적 그러고 있어요목련, 가네요 허수경,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문학과지성사, 2016, p. 50-51"짧네요 편지, 그래서 섭섭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