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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옥, 질의응답

이제나 2020. 7. 14. 14:12

질의응답

정면에서 찍은 거울 안에

아무도 없다

 

죽은 사람의 생일을 기억하는 사람

버티다가

 

울었던

완벽한 여름

 

어떤 기억력은 슬픈 것에만 작동한다

슬픔 같은 건 다 망가져버렸으면 좋겠다

 

어째서 침묵은 검고, 낮고 깊은 목소리일까

심해의 끝까지 가닿은 문 같다

 

아직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생각하면

생각이 났다

 

안미옥, 『온』, 창비시선, 2017, p. 38